글쓴이: yjjhun (48회 전용진) / 2006.10.14 / http://cafe.daum.net/sgch 에서 퍼옴.
9월 25일 오전 8시에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주차장에서 출발한다고 하여 성용분과 충무로역에서 만나 집합장소로 향하던 중, 압구정역 지상에서 우리 앞에 너무나 세련된 스타일(머리부터 멋진 부츠까지)로 비행기안에 핸드캐리 하는 가방을 끌고 앞서 걸어가는 분이 계시기에 용분이는 우리 학교 선배님이 아닐까 여쭤보고자 하였는데, 나는 혹시라도 아닐 경우 무슨 창피(?)냐고 만류하였더니 그 주차장의 많은 버스 중에 우리가 찾고 있는 버스, 그것도 용분과 나의 바로 앞좌석에 앉게 되신 그 분은 도무지 환갑이라고 믿기 어려운, 노르웨이 스칸디나비아에서 이번 여행에 동참하신 35회 이영숙언니였다. 그 옆자리에는 LA에서 도착하신 35회 김혜복 언니. 옆의 2호차에는 18회이 신 정정숙, 이봉정 선배님 두 분을 포함하여 평균 60정도의 선배님들 76명을 모시고 용분과 내가 가장 막내로서 남 도여행 2박 3일의 힘찬 출발을 하게 되었다.
졸지에 막내가 되어 버린 48회 기수로서 이번 여행이 이런 저런 심부름의 조수로 시달리는 고된 신세(?)가 되지나 않을까 솔직히 은근한 걱정(?)에 반쯤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재무장했었는데, 1호차엔 42회 박민자선배님과 같은 4 2회 조규선, 오진숙선배님이, 2호차엔 46회 김종두, 박경옥, 구경회선배가 거의 도맡아 총무일을 하셔서 오히려 막 내라고 더 잘 챙겨주시니 한낱 출발 전의 기우였음을......^ ^
출발하는 아침 시간에 맞춰 김밥이며 방금 쪄오신 찐밤의 따뜻함이며 귤의 껍질 두께 선택부터 80명분의 분량을 냉장고에서 골고루 시원하게 만들어 오신 손석화선배님의 섬세한 배려로 먹는 즐거움이 떠나는 여행의 기분을 더욱 신나게 했다.
목포로 가서 자연사박물관을 보고 강진으로 이동, 백련사와 다산초당에 들렀지.
완도로 이동해서 조개를 구워 먹고, 밤 9시 넘는 시간에 완도관광호텔 해수탕에서 특별 개장을 해 주어 거의 전원 이 홀딱 벗고 해수탕 온천물에 피로를 풀고는 모두들 곯아 떨어진 시간에 용분과 둘이서 조용한 밤바다를 즐기며 맥주 1병씩을 걸쳤다.
둘째날은 새벽 5시 30분부터 1시간 30분간 느긋하게 천연해수탕을 또 즐겼지. 그 곳은 오전 11시에 밀물로 해수탕 창문에 바다물고기들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곳. 그러나 9시에 배를 타고 출발해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해야만 했다.
오전 9시에 화흥포 항에서 보길도로 향하는 배에 올랐는 데, 멀리 추자도와 제주도가 보일 정도로 쾌청한 날씨에 모두들 더욱 들떠서 맑은 하늘과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벅찬 감사함을 만끽했다.
멀미는 커녕 방에 누워서 가시는 분은 거의 없고, 갑판 위에서 그 아침부터 새벽 목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무 지 지칠 줄 모르는 노래 합창과 유희도 섞어가며 대단한 파워를 발산하는 데, 용분과 나는 48회라서 48세라지만, 3 5회는 진짜로 35세같고, 41회 6명은 모두 41살, 46회는 46살로 인식될 정도로 완전히 헷갈릴 수 밖에 없을 정도 였 다.
한결같이 해맑은 미소와 서로를 대하는 따뜻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에 다소 수줍고 설레는 문학소녀의 감탄사를 여 과없이 연발하는 모습으로, 즐거워하며 서로가 언니! 언니! 하시면서 6ㅡ70의 세월을 아우르니 그 총명한 눈빛과 단아한 언행의 매무새에 더욱 빛이 나더이다. 28회 선배님들은 총 24명이 단합된 모습으로 참가하여 우리 48회가 20년 후의 100주년 때 참가하는 모습을 그려보게 되어 더욱 멋져보이더라.
보길도 내의 고산 윤선도 유적지(동천석실, 세연정 등)를 관람했지.
그리고 다시 해남 땅끝마을로 가서 대흥사를 답사하고, 영암 월출산으로 옮겨 버섯전골 석식 후, 신나는 남도창 한 마당도 즐겼다. 76명 전원이 호텔에 여장을 풀고 장소를 바꾸어 뒷풀이로 노래 한 가닥씩에 흥을 돋우며 즉석에서 70여만원이 모금되는 기량이 발휘되어 차량 운전기사분들과 인솔 가이더, 강사 등의 수고비가 가볍게 해결되기 도...
셋째날은 새벽에 월출산 온천관광호텔의 방 통유리 창문 아래 실제의 넓은 황금 호남평야가 산안개로 운해를 이루 어 마치 어둑한 여명하에서는 바다로 착각이 들 정도였으며, 야외 노천탕에서 1시간쯤 온천욕을 하면서 매우 맑 고 신선하고 행복한 아침을 시작했고, 다시 보성의 차밭으로 이동해서 따뜻한 차 한 잔씩 음미했지.
점심은 순천의 낙안읍성으로 이동, 모든 관람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여전히 쌩쌩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늦은 8시 에 총동문회장이신 24회 정영진 회장님을 중심으로 18회 선배님 두 분도 끝까지 함께 설렁탕 한 그릇씩 비우고 헤 어졌다. (24명으로 제일 많이 참석한 기수이신 28회끼리만 어디론가 더 좋은? 데로 가시더구만)
흰머리 고운 소녀들과 차 2대로 76명이 움직이는데...
마치 의젓한 모범 학생들이 수학여행하는 것 같았다.
20명의 해외에서 오신 동문과 국내동문들이 함께 한 엄청난 엘리트 고령 선수들의 단체관광으로서 놀랍게도 1호 차는 31회 홍정자선배님이, 2호차는 33회 정태숙LA 선배님이 3일내내 각 각의 버스에서 사회를 보시며 왕수다와 와이당(?) 입담으로 졸틈도 없이 진행(배운 걸 11월 25일 토요일 예정의 우리 동기모임에서 가르쳐주리_)하였고, 유적지마다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로 집중하는 전체의 모습에 인솔 가이더와 강사들이 더 놀라버렸다.
너무 좋아하시고,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 세상끝까지 끈질긴 '우리들 인연'의 '하나인 기쁨'을 충분히 느끼고 돌아왔다. 다음 날인 28일 저녁 롯데호텔에 서의 멋진 파티에서 만나자고 서로 껴안고 함빡 웃는 웃음가득 머금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니 진한 여운의 감동 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어르신들과 함께 여행하면 좀 힘들다?'고 하는 일반적인 說을 완벽한 낭설로 일축해 버린/ 역시 뭔가 달라도 확실 히 구분되는/ 존경과 사랑이 절로 우러나는/ 우리 대서울여상의 선배님 모두의 건강하심을 기원하며 90주년, 100 주년 때에도 우리 48회는 물론 젊고 어린 후배들도 더 많이 모두 함께 출발하는, 차량 10대 넘는 버스의 행진을 기 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