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일행은 다시....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바라보며 목적지를 향하여 달리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모였다 흩어지는 말과 양들의 무리.... 버스는 물이 있는 다리 옆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차창으로 눈을 돌린 순간.....아!! 지금이야!!! 하는 함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물이 고여 있는 커다란 웅덩이에 말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물에 비친 순간.... 내 머리에는 멋진 한 장의 사진이 순간을 포착 하고지나간 것입니다.
그러나...단체 여행에서 내가 찍고 싶은 순간을 모두 찾아서 카메라에 담을 수 없습니다. 아쉬운 마음은...한이 없지만 포기를 하고 창 밖을 보고 있으려니.... 친절하신 여행을 운영하시는 선생님이 100M쯤 떨어진 곳에 버스를 멈추고 사진을 찍으라고 하십니다. 저와 서울에서 몽골에 대한 사진 전시를 준비하시는 일행 한 분과.... 말 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바삐 움직여...사진을 찍었습니다.
순간 포착을 했던 장소까지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다른 분들이 기다릴 생각에 가까이는 가지 못하고.. 그래도 귀한 말들의 사진을 가까이에서 찍을 수 있었으며... 사진을 찍을 기회를 만들어주신 백 선생님의 배려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초원과 사막의 경계에 위치한 바얀 고비의 모래 언덕에서 잠시 멈추어... 먼 태고 적부터 형성이 되어 몽골의 20%가량의 사막을 이루는 지대에 서니 감회가 어립니다.
몽골 에서 ‘고비(사막)’란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자갈이 많은 건조지대를 의미한다 고 합니다. ‘고비‘는 사하라 사막과 같이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의 땅이 아니고 자갈이 많은 토질로 연 강수량은 50mm밖에 되지 않으나 지하수가 풍부한 지대라고 합니다.
저희가 머물게 되는 캠프는.... <한.몽 리조트>라는 한글 간판이 있는 사막 에 게르 30여동이 있는 현대식 식당을 갖춘 캠프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니...검정개가 먼저 마중을 나옵니다. 대 단위 캠프에는 몽골의 젊은이 들이 열심히 각자의 맡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배정 받은 ‘7동 게르’는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깨끗한 내부와 중앙에는 불을 땔 수 있는 난로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몽골의 날씨는 일교차가 커서 섭시 30도에서 추울 때에는 5도까지 내려간다는 자료를 보고 따뜻한 쉐타와 잠바를 준비했지만 난로를 보니...새삼 이 곳 날씨에 대한 호기심이 생깁니다.
오후에 말을 타고 저녁에는 몽골의 전통음식 ‘허르헉(뜨거운 돌과 함께 삶은 양고기 요리)를 준비하려고 양을 잡는 현장을 보여 줍니다.
몽골인 들이 가족같이 정이 든 가축을 도축할 때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마음이 찡~해집니다. 그들이 정든 가축을 내 놓을 때는 친한 친구가 방문했을 때와 돈이 급히 귀할 때라고 합니다. 양의 가슴에 5cm정도 상처를 내어 손으로 동맥을 누르면 양은 고통 없이 죽는 다고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피를 내지 않고 양의 털을 손으로 가죽에서 분리합니다.
한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궁굼한 마음에 다가가니...여러 마리의 말과 현지인들이 모여 있습니다. 말을 타기 위하여 모여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직 말을 타본 경험이 없어서 겁부터 나서 저는 아예 포기하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우연히 선하게 생긴 몽골사람이 저에게 와서 무릎아래 각반을 채워줍니다.
저는 그 때까지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타더라도 작은 말을 타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각반을 채워준 몽골사람이 자기가 끌어주는 말을 타라고 합니다. 결국 일행24명이 모두 말을 타고 앞서거니...뒤서거니....초원을 달렸습니다.
말 한 마리에 한 사람씩 끌어주는 사람이 있어서...결국 2인이 한 조가 되어서 움직입니다. 제가 탄 말은 유난히 크고 갈색이었으며...성큼 성큼 걷다가...조금 시간이 지나니...달리기 시작합니다.
어느 정도 몸의 균형이 잡히니 말을 타고 있다는 두려움보다,,, 다른 눈높이에서 보는 푸른 초원의 아름다움과 귀밑을 스치는 바람의 촉감이 상쾌합니다. 말이 제법 달리면 호흡도 빨라지고 숨이 차오릅니다. 그 때는 ‘오~~땅(천천히 라는 몽골어) 하면 조련사가 천천히 말을 몰아줍니다. 다시 달리고 싶으면 ’??‘ 소리를 내면 말은 달리기시작합니다. 1시간여 말을 타고 초원을 돌아 냇물도 건너고, 말에게 물을 먹이며 갈기도 쓰다듬어 주다보니...자연과 하나가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하였습니다. 승마 체험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며...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은 말을 탔던 사람들은 오히려 많이 불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몽골은 7월이 백야의 계절이어서 저녁 10시가 되어도 주위가 훤합니다. 사막의 게르에서 뭍별이 쏟아지고 은하수가 흐르는 밤의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자주 비가 오지 않는 몽골의 하늘이 심상치 않습니다. 검은 구름이 내리덮이고, 바람은 세차게 불기 시작합니다.... 모닥불가의 추억은 제쳐 두고라도 ...삥 둘러앉은 어깨가 점점 시려오더니... 12시쯤 되니 추워서...밖에서 이야기 하던 일행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뜹니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던 몇 몇 사람이 일어나려하는 순간 캠프의 전기가 일시에 꺼져버려...한 치 앞도 보이지 않게 깜깜한 어둠이 내리덮었습니다.
건전지를 들고 7호 게르의 문을 여니...문 앞에 웅크리고 있던 아기 조막만한 개구리가 폴짝 뛰어서 도망을 하고, 벽과 천장에 붙어있던 작은 벌레들이 한 바탕 소란스럽게 날고있습니다. 지붕을 두두리며 내리쏟아지는 비 소리를 들으며...사막의 밤은 깊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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