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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오!!! 앙코르 왓!!! - 마지막서신-
글쓴이: 임봉아(37회) / 2004.01.17 / http://cafe.daum.net/sgch 에서 퍼옴.
앙코르왓!!!
어느 때인가 그 사원의 석양의 그림을 보고...꿈꾸어왔던 환상의 공간이다.
앙코르 왓(Angkor Wat)은 서쪽으로 세워져 있기 때문에, 사후의 세계를 알리려고 하였다고 추측을 하게 되며, 하
늘을 찌를 듯이 치솟은 탑과 모든 회랑의 기묘한 양각의 벽화들은 인류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난
조형물로 평가된다.
이 사원까지 들어가기 위하여 인공으로 만들어진 연못의 끝없이 긴 다리를 그늘도 없이 땡볕속을 걸어서 가야 한
다. 현명한 우리의 가이드 김 선생은 그래서 이 곳은 오후에 둘러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오후에는 햇볕을 등에 두
고 걷기 때문에 조금 수월하였다.
그래도 해를 머리에 두고 걷는 일은 쉽지 않아서 지쳐있을 때, 오아시스처럼 나타나는 야자 나무의 그늘이 그렇게
도 고마울 수가 없다.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천국이 이 곳이었다.
앙코르 왓은 수르야바르만 2세에가 신들의 왕인 비쉬누에게 영광을 돌리고, 그 자신이 사후의 사원으로 만든 것이
다. 중앙 사원은 3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층에는 사원을 둘러싼 회랑에 인도의 신화와 크메르의 역사, 종교의세
계가 빈틈없이 양각이 되어있다.
의미 없이 이 벽의 그림들을 보는 우리는 자신들이 참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김 선생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만...그래도 이 무한한 세계를 설명하기에는 그 누구도 역 부족 이리라!!!!
3층의 계단 앞에서.....
인간은 다시 한번 자신의 나약함을 느끼게 되며...신 앞에서 나의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
다. 이 영역은 신의 영역이므로, 인간은 감히 서서 이 계단을 오를 수는 없다. 70도의 경사진 계단을 두 손을 의지
하여 기어오를 수밖에!!!
옆에 있는 사람을 의지하여 한발 한발..오르지만 계단을 가파르기도 하고 세월의 무게에 깎이고 허물어져서 발을
딛기에도 아슬아슬하다. 무서워서 뒤를 보지 못하고 위만 쳐다보며 올라선..신의 영역.....
나는 이 순간에 할 말을 잊었다!!!!
멀리 보이는 숲의 행렬...또 그 먼 곳의 시 공간을 넘어서는 무한한 공간도 나에게는 하나의 작은 점으로 느껴지
며, 벅찬 감동으로 한 동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이 순간을 위하여....몇 날 며칠을 그렇게 힘들여 달려온 것이 아니겠는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탁 트인 시야의 세계를...뒤로 하고, 내려오는데, 위험함을 배려한 쇠줄을 붙잡고, 인간
의 세계로 내려오니...역시 나는 미약하고 작은 하나의 인간에 불과한 존재였음을 실감했다.
이후에 태국 파타야의 산호섬의 맑고 짠 바다에서 놀았던 기억도, 방콕의 에머랄드 궁전의 화려함도, 이 순간만큼
의 벅찬 감동을 주지 못하여 이 여행기는 이것으로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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